간호하는 징징이
2020. 3. 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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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passed away로 주로 사망을 쓰지 않던가
병원에선 환자가 돌아가시면 익스파이어했다고 한다.
중환자가 지속될 때나 CPR, expire 상황을 경험할 때마다 간호사 생활에 고비가 온다.
어렵고, 긴장되는 상황인 것도 있지만 사람이 죽어가고 죽는 상황을 볼 때마다 불면증이 시작된다.
오늘도 어제 3시쯤 잠들었지만 3시간 남짓 자고 일어났다.
찜찜한 꿈과 함께 새벽의 찬공기, 뭔가 외로운 기운이 옆으로 흐른다.
그 환자 주변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많다.
내과 환자들은 특히나 더 한번에 치료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살아가는 평생 그 병을 가지고 있을 사람들.
부담스러운 환자가 있을 수록 선배, 후배들에게 불만은 쌓여가고
누군가가 당장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안하다.
간호사라는 직업상 어쩔 수 없지만 투정을 부린다.
나도 생기있는,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사람이 죽는걸 보는 게 싫다.
사람이 죽어가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더더욱 싫다.
저번에 가셨던 분 이후 한달쯤 불면과 우울을 겪었다.
그분이 계속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병원이 싫고 지긋지긋하고 모든 내 생활이 사라진다.
쉬고 나오면 환자의 이름도, 얼굴도 다 잊어버리면서 이런 경험은 생생하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