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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 a Nurse /RN 간호사가 살기좋은 세상을 꿈꾼다

18.03.02-18.07.31 병동에 적응하기 위한 나날들

by 간호하는 징징이 2018.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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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신규 병동 간호사로 배정받으면서 병동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목표는 사직하지 않는것.

 

 

#18.03.03

끌려가지 않고 함께 가려면 지식이 있어야 한다!

 

#18.03.12

신규간호사가 병원에 갔을 때 할 일들을 정리하면서 배우고 있다.

새로운 집에 가게 된 느낌. 살림살이를 파악하는거, 일하는 방법을 하나 하나 배워야 하다보니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

 

1.  어디, 몇층, 무슨병동인지

2.  병동별 Part 구분, 병실별 인원 수,

3.  선생님들 파악 

: 밥먹는 시간 등에 먼저 연락처 물어보기!!  

4.  의사 파악(notify 할때 필요) : 교수>레지던트(1-4년차)>인턴(드레싱)

5.  병원 검사실 위치 : CT, MRI, 초음파실 등등

6.  D,E,N별로 routine 파악  

7.  물품위치, 이름 파악

새로운 물건이 계속 나와

9.  주로 많이 쓰는 약물 파악

약이름 언제 외우지

10.  주로 입원하는 질병 파악(질병공부)  

11. EMR 사용법 파악

이렇게 많은 정보가 여기저기 다들어있었다.  

 

 


#18.03.14

졸업하고 나서야 드는 생각은 기본간호학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기본간호학이 기본인 이유

교수님들이 했던 말들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학부 때 공부를 이렇게 했어야 한다.

 

10.  주로 입원하는 질병 파악(질병공부)  

 

학부때와 다른것은 증상이 있으면 어떻게 사정할 것인지를 시뮬레이션 해야한다.

-증상을 어떻게 사정할 것인가. 뭐라고 간호기록에 적을 것인가.

-대상자는 어떤 검사를 받을 것인가. 검사들이 어떤 방법으로 시행되는지.

-앞으로 사용할 약물의 작용과 부작용.

 

 


#18.03.15

신규간호사는 가장 큰 약자다.

어쩔수 없는 병원 사정을 가장 마지막으로 떠안는 존재이다.

언제부터 우리의 시간과 노동력은 그냥 가져다 쓸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쳬계적이지 않은 교육시스템과 빠른 시간안에 많은 것을 하길 바라는 압력이 벅차다.

천천히도 아닌 빠르게, 한번 듣고 한번 보고 그리도 나서 알려주었으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되었다.

 

암암리에 시행되는 불법적인 상황도 화가난다.

알려주는 선생님의 잘못도, 교육받는 나의 잘못도 아니다.

누구나 이렇게 배워야 한다는건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다.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당하자.

 

- 내 손을 탄 일은 내가 해결하고 마무리 지을 것(모든 것은 내 책임이 된다.)

- 빠르게 익혀야지 보다는 정확하게 익혀야지(하다가 정확하지 않게 기록/기억된 것들의 책임이 불분명한 것은 모두 내 책임이 된다. 무조건 기억하고 느려도 하나씩 다 본다.)

- 괜찮다고 하는건 괜찮은게 아니다(내 일이 우선순위1위 일이 아니면 움직이기).

결국 책임을 떠넘기는 어느 직종에서도 볼 수 있는 사회생활.

 

 


#18.03.21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일부만 볼 수 있을까?

동시에 수많은 일들이 진행되는데 그 중 하나만 느리게 제대로 배우고 싶다.

지금까지 봤던 약들은 쌓여만 가고, 봐도 머리는 기억하지 못하고 부족한 잠을 채우라고 한다.

 

벌써 체력의 한계가 왔다.

 

액팅이 느린 이유 가장 큰 세가지는

 

1. 약을 잘 몰라서 약분류가 오래걸린다.

 

2. V/S이 느리다. 학생 때 습관이 남아있다.

 

3. EMR 처리 속도가 느리다.

 

 


#18.03.23

신규간호사로 병원에 온 지 이제 몇주가 지났다.

너무 낯설게만 느껴졌던 선생님들도 익숙해져가고,
자기관리가 안되어 화푸는 선생님이 없고
배배꼬인 선생님들도 없어서 기분이 좋다.
매일 새로운 실수를 하고 혼나기도 하지만
네가 알아서 해! 보다는 알려주고 해결해주셔서 감사하다.
독립전에 모든걸 배웠으면...

오늘은 모든 루틴업무를 내가 다했다.
약준비를 아침에 다하니 업무가 훨씬 편했다.
IV는 fail... lab만 하는정도이다.

이제 슬슬 환자파악을 시작해야겠다.
기저질환과 진단을 기반으로 증상과 검사결과를 보고,
투여중인 약을 보면서
왜 이런 검사를 하고 약을 먹는건지 파악이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내가 하기싫어 관두는건 몰라도
못해서 그만두기엔 자존심 상한다.
무난하게 다닐 수 있겠다고 선택한 곳이다. 꼭 적응한다!!

 

 

#18.03.30

꿀 같은 휴식시간을 보냈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것을 찾은거 같다.

Handmade로 좋은재료를 찾아서 고집스럽게 제공하는

달팽이 같이 느린것 같지만

삶의 기쁨이 느껴지는 그런곳에 다녀왔다.

따뜻한 햇살과 맛있는 것들이 어우려져서 행복했다.

날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되었다. 공부하자.

걱정하기 보다는 내 능력을 키워가자!

공부를 못해서 혼날거 같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18.04.02

-오늘은 한번 울컥했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내 중심을 잡아야 한다.

 

- 다른 사람의 길이 더 좋고 재밌고 신나보일 때, 그때 가장 축하해주자!

   어차피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 지금까지 왜 배우는지 몰랐던 간호지식들을 드디어 왜 배우는지 알게되는데

   지식이 없다ㅎㅎ

 

- 인턴썜들의 이름과 환자의 이름..... 이름외우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 적당히 눈치껏!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진실되게 하기!!

 

오늘도 잘했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발전하면 된다.

 

 


#18.04.03

- 많은 루틴 일들이 밀려버릴 때,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검사를 가버렸을 때

   그러다 갑자기 모두 돌아와 버리면!? 

 

- 선생님들은 다른 파트를 보면서도 환자들이 어떤 검사를 언제 갔는지 아는데

  나는 내 환자가 언제 검사를 갔는지, 그게 무슨검사인지 왜하는지도 모른다.

  이걸 파악해야 되는데

 

- 선생님들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 나도 IV 연습해야 되는데 말이지!!!!

 

 


#18.04.05

- 일어나서 너무 속상했다.
체력이 고갈되었다. 매일 불을 켠채로 잠든다. 

- 이대목동사건
모르겠다. 잘못이 있다고 하고 아가들이 너무 불쌍한데,
지금 간호사들에게 얼마나 열악한 환경을 주고서
결과는 1인실 전인간호를 바란다는걸 알고있나?

10시간동안 그중 20분 밥을 먹고
정말 쉴새없이 움직인다는걸 알고 있는지
나도 실수하고 싶지않고, 한번에 주사도 놓고 싶고, 놓치는거 없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트레이닝 없이 바로 들어오는 시스템인거 알고있는지

한국 약사는 대학병원에서 왜 조제만 하는지,
약사를 더 뽑아서 교육을 약사가 해야지
당일 점심약이 오전에 오는 것도 약 챙길 시간이 부족해서
허겁지겁 왜 하루 일찍 오지 않는지 불평이 생기고,
약물 mix도 좋은 물건에 다 되어 오는 나라들과 비교를 하면 어쩌라는거지

잘못이 없다는게 아니다. 시스템보다 의사 간호사 한두명이 처벌을 받아 책임지고 처리해버리려고 하는거 같다.  이대 목동에서 사건이 난거지 다른 병원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다. 블로그들만 봐도 몇개 병원인건지 쓸데없는 인증 말고 체계가 생겼으면 좋겠다. 곧 바닥 닦는 시즌이다. 그래 내 직업이 뭐라고? 내 법적 근무시간은? 60분 안에 환자 15명, 그러면 4분인데 4분안에 정해진 프로토콜을 하라고 그렇게 길게 만든거지ㅎㅎ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1인당 환자를 줄여주렴. 나도 언제 손씻어야 하는지 알아. 나도 약물을 언제 믹스해야하는지 알아. 생명을 다룬다고 태우려하지 말고 생명을 다루니까 정석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줘.

사실 날 태우려는건 선생님들이 아냐 병원이지.

 

 


#18.04.07

- 부담을 내려놓고, 열심히 해보는건 안되겠니?

 

- 사회생활의 기본은 자기관리. 실력.

   자기관리란 단어는 철저하다와 흔히들 같이 있는데, 감정조절도 자기관리고 꽤나 유쾌한 것도 자기관리.

  

- 체력을 키워서 힘들다보다는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하자.

 

- responsibility, 책임감.

  책임감을 흔히들 엄청난 무게로 생각하는데 그저 response ability라는 깨달음을 실천하며 살자.

  배우면서 확실하지 않은건 확인하고, 느려도 제대로 하자.

 

 


#18.04.11
- 기분이 좋지않은 근무였다. 간호사는 누구에게 사람잡는 사람이고, 언니고, 짜증나는 사람이다. 오늘은 나도 짜증이 났다. 난 간호하고 있지 ㅎㅎ

 


#18.04.16

- 벌써 식어버린걸까? 아직 중간도 되지 않았는데 

- 간호학 카페를 만들고 있다. 공부해서 남줘야지
그래서 누군가가 정보가 없어서 굽신거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신규때 받는 서러움을 줄여줄 수 있게 

- 똑똑한 간호사보다 효율적인 간호를 할 수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현명하게 

- 5년을 일할 수 있겠지?

 

 

#18.04.17

-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어제보다 하나라도 나은 오늘

- 간호=잡일이 아니다. 사람을 돌본다는 것이 약을 주고 검사가는 것이 다가 아닌데... 환자와 보호자는 불평을 한다.
하지만 나는 15명의 환자를 보고있다. 건물은 노후 되었고,
기계는 노쇠했다. 의료기기가 없어 여기저기 빌려다니고 하나라도 잊어버리면 간호사가 물건을 산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간호사는 간호가 아닌 관리인이 된다.

 

 

#18.04.18

- 이제야 환자가 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여전히 인계는 어렵다. 

- 간호직 공무원은 3차 뿐만 아니라 로컬 경력도 인정해준다.
그런데 자존심 상해서 가기 싫다. 퇴사를 해도 간호사로서
의료진의 역할을 하고싶다. 그래서 더더욱 중환자실 경력을 만들고 퇴사하고싶은데 바람대로 될지 모르겠다.

- 출근하기 싫을땐 옷을 산다. 그래 오늘 옷값은 벌어야지 하며
병원으로 향한다. 

- 동기사랑❤️

- NP과는 봄이 바쁘다고 한다. 자살의 계절이라나 이 좋은 날이 누군가에겐 죽기 좋은 날이라니 슬프다. 

- 우리과는 잡과다. 이제 성형외과만 보면 모두 다 본거같다.

 


#18.04.23

- 과자와 빵을 조금씩 먹었다. 간식을 너무 먹고있나?
내일은 홍대에가서 만동제과로 가야지. 

- 간호사의 장점은 운동부족일 수 없다는거!
하루에 12시간씩 걷고 뛴다. 내가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었다는걸 새삼스럽게 알게된다. 대단하다. 

- 생각해보면 간호대에 들어온 이후 열정이 없어졌다. 대학 입학전엔 대학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정말 좋은 대학을 재미있게 다니고 싶다는 확실한 열망이 있었다. 사회경험이 적어 입학 후 있었던 선배문화, 다른과와는 사뭇 다른 교수님과의 관계들이 불편했다. 이제 다시 무언가를 해볼때가 되었다. 

- 생각보다 에이즈 환자가 많다. 채혈할 때마다 떨리면서,
내가 떨고 있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18.04.24

- 치킨까지 먹었다. 

- burn out? 아니 hopeless!
길을 잃었다. 건강도 엉망, 기분도 엉망
이렇게 5년을 다녀야하나? 

- CRE, MRSA, VRE, HIV 까지 학생간호사로 실습할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 없던 것들이 크게 느껴진다. 설사만 해도, 목이 붓는거 같은 느낌에 찝찝하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게 싫어질 거 같다. 간호사로서 자격이 없는건가 하는 죄책감도 들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든다. 안전도구를 착용하는 것도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간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적어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지식과 스킬이 필요하다. 근무하는 동안은 내가 보는 15명에 충실해야지. 

- 나에게 보내는 위로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모든 것들이 벅차

쉬는날에도 제대로 쉬지 못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고, 이런 내가 실망스러울 때도 있어.

하지만 이걸 명심해.

넌 사회 초년생이야.  이 모든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너만 그런게 아니야.

간호사를 검색해봐. 모두가 병원을 나오고 싶어하는 푸념글이 가득해.

회사를 검색해봐. 다들 회사를 가고 싶어하지 않아.

일을 하기 싫어하는 건 괜찮아.

소수의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지만

네가 그렇지 않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도 돼.

 

 


#18.05.01

- 신규의 마음을 가장 잘 위로해주는건 쓸데없는 것들로 트집잡지 않는 것과 오프를 주는 것이다. 너무나도 행운으로 선생님들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 병원에 온 이유가 사라졌다. 쉴 수가 없다. 슬슬 일어나기가 힘들다. 


- 요즘은 3년을 말하고 있다. 사실 5년, 10년쯤 임상에서 있고 싶었는데 지금 체력으론 다음달 듀티를 모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운동을 다니려고 했는데 운동할 시간이 없다.

 

 

 

#18.05.06

- ER이 아니라 다행인 연휴 

-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다 할 수있으니까 겁내지 말고 무조건 하자!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걸 하는거지. 그리고 집에 가서 쉬면 돼. 

- 3월 신규는 언제쯤 액팅을 잘하게되는걸까

 

 

#18.05.13

- 괜찮아, 직장동료일 뿐이야. 더 이상 친해지려 하지말자! 

- 똑같은 환자, 똑같은 치료 

- 미세먼지 심한 날 먼지를 마시며 돌아다녔더니 목이 띵띵 부었다

- 나를 포함한 신규간호사들에게, 그리고 혹시나 몇몇의 깨어있는 간호사 선생님들께

흔히들 병원을 버티는 곳이라고 말한다. 버티길 바라나 마냥 견디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이렇게 버텼으니 그 다음 신규에게 너도 견뎌봐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질병 공부가 아닌 법, 제도 공부를 해야할 거 같다.

수많은 인증과 평가들을 시간 외 근무로 일하고

충분하지 않은 인력으로 말 그대로 버틴다.

단순한 징징거림, 하소연은 정말 싫다. 나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적응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대로라면 건강은 나빠지고, 피해의식이 생길 것이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다른 소리를 하며 NP진료를 보게 되는건 아닐까...

 

 


#18.05.16

- 어느새 5월이 지나가고 있다. 3월 신규 화이팅!!

- 몸이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들어한다.
정신은 더더... 사회생활이라는게
이상한 규칙이 많고, 날 너무 옥죄고 있어 불편하다. 

- 간호학과를 들어온 순간부터 꿈이 없어졌다.
너무 싫어서 꿈꿀 여유가 없었다.
간호사가 되자 삶의 여유가 없어졌다.
사람답게 살고 싶고 꿈꾸고싶다. 

- PA간호사가 논란이 되길 바랐으나 곧 사라지게되려나
근데 간호사도 처방 내.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누구나 알아.
의사도 간호사도 너무 부족한 채 모두가 일하고 있어.

 


#18.05.19

- 오늘 너무나도 기본적인 간호학생도 알만한 질문을 선생님께 했다. 무표정하게 “응” 이라고 답해주셨는데 나중에서야 이게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깨달았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아마 혼냈으면 말도 안되게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 근데 쪽팔리니까 계속 생각난다.

 


#18.05.23

- 다음 사람에게 아무말도 듣지 않을때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기.
잘근잘근 씹어주겠다!!! 이러고 다음날 또다른 실수를 한다.
꼼꼼한 성격인데 다만 기억력이 좋지않아 (기억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성격) 바쁘면 다 까먹고 빼먹어 버린다.

 


#18.06.01

-병원에서 일한지 3개월이 되었다. 곧 100일이지
다행히도 점점 할만하다고 생각하는건
오프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5일일하고 하루 쉬는 패턴일땐 정말 때려치고 싶었는데


- 간호사를 하면서 좋은점
- 재빠르다.
난 게으른 편이다. 특히 잡다하게 외우는걸 싫어하고 원리를 알아내고 파고 드는걸 좋아한다. 수학을 풀 때도 꼭 필요한게 아니면 그냥 원리대로 해서 풀었다. 몸은 게으르고 머리는 빠르게 그게 내 좌우명과 같았다.
간호사는 머리를 빠르게 하지만 몸은 더 빠르게 움직이는 직업이다. 일을 시작하고나서 귀찮았던 집안일을 빨리 해결하고 쉴 수 있다.

- 평안하다.
아무리 벅차보이는 일이 있어도 병원일보다 힘들지 않다. 평상시 그 누구도 나에게 닥달하지 않으니 세상이 평안해진다. 어둠이 있기에 빛을 알 수 있다.

- 마음이 넓어진다.
환자들은 찡찡대고, 보호자는 온갖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묻는다. 가끔 매달리는 듯이 기대려는 보호자도 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의사에게 친절하고 간호사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환자들은 아직 보지 못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저런 모습이 내가 의료진이고 무언가 해결책을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기에
감사할 때도 있지만 나 또한 사람이기에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온갖 불평불만을 말하는 사람들, 생전 처음보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 토하고, 소변 빼고, 관장하고, 위, 담즙도 본다.

성모 마리아 같은 느낌은 아닌데
이젠 무슨일이 있어도 이해 못할 것이 없다. 


- 아니 취소
이해 못할 것이 있다. 간호사들에게만 주어지는 병원 행사
정말 탈임상의 주범이다. 그지같은 행사들은 내가 의료진이 아니라 잡일하러 온 사람인가 하는 자괴감을 준다.

 

 


#18.06.05

-오늘 처음으로 인사때문에 울컥했다.
지금까지 기분이 나빠도 좋게좋게 생각했는데
이건 안되겠다. 기분이 많이 나빴다. 눈초리가 무섭다.
내가 그걸 신경쓰고 있는게 싫었다.
가서 내가 뭘 잘못했길래 그렇게 쳐다보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 답을 알고있었다.
이 모든것에 내 잘못은 없었다.
그저 그 사람들보다 병원에 늦게 들어온 게 내 잘못인거고
그놈의 센스, 병동의 암묵적인 룰에 서툴러 튄게 잘못인거다.
내 가방엔 간협에서 만든 행복한 간호사 뱃지가 있는데
부셔버리고 싶었다.

사소한 게 이렇게까지 분노로 바뀌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하나부터 열가지 시어머니같은 지적에 지치고
좋지않은 근무표에 지치고
환자들의 컴플레인에 지친다.

나는 다음날도 병원에 가지만
평생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러다 IC consult 봐야하겠다. 


- 직업군마다 다른 특징이 있다. 거친 일을 하던 아빠는
의사소통이 서툴고 강압적으로 명령에 익숙했다.
간호사는 꼼꼼하고 사람들을 잘갈군다. 의료서비스를 요구 받기에 앞에서 친절하지만 자발적인건 아니니 뒷말을 한다.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인계가 있고, 일을 제대로 못하면
뒷 사람이 욕을 먹거나 똥을 치워야 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감정이 상하기 쉽다. 간호사는 의무 덩어리이다.
나눌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나라는 복지에만 신경쓸 뿐
말단 의료진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간호사들이 죽어나가도 더 많은 간호학과, 간호사를 뽑아
채우면 그만이라고, 간호조무사를 더 고용하면 된다고,

 


#18.06.08

인생은 알 수가 없다.

저주라고 생각했던 게 오히려 날 살리기도 하더라. 

삶은 끝나기 전까지 계속 되기에

어떤 엔딩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18.06.19

모두가 건강해서 수술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너무 바쁘다 보면 불가능한 생각들을 한다.

" 저 사람은 왜 아픈거지, 내일도 수술이 있네. 수술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주사는 왜 계속 막히는 거지,"

요즘 감정에 관한 책들을 보면서 나를 화나게 하고, 경멸하게끔 하는 요소들을 수집하고 있다.

3일간 나를 가장 화나게 한 것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바쁜 업무였다.

차라리 모두 떠안아 집이나 어딘가에서 혼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병원 일은 동시에 발생하고,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18.06.21

고집

어릴적 아빠는 사람은 자기 고집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자기 생각이 없이 대중들 속에서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그렇게 나는 고집있는 애가 되었고
그런 성격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병원에서는 특정한 규칙이 있다.
입원 중에 환의를 입고 병원 밖을 나갈 수 없다.
수술 전에는 장을 비우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먹어야하고,
또 6시간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한다.
계속해서 주사바늘을 유지하는것도, 소변줄을 끼우고 있는 것도 모두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금방 돌아올 거였어. 운동을 해야 건강해지지!! ”
“이걸 다 먹으라고? 그러니까 먹어야한다는 거잖아.”
“내 몸은 내가 제일 잘알아! 이거 다 빼!! ”
고집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빠가 말한 고집과 저분들의 고집들이 다른 의미라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고집들은 때때로 본인들을 더 힘들게 한다.

내 고집으로
아직도 간호사라는 직업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그만두지도 않고 있다.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여기서 나가겠다는 고집으로

 

 


#18.07.03

이건 진짜 내 잘못이었다.
아산 병원에서 자살했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자살을 하지?란 생각을 했었다.

내가 한 잘못은 생명에도, 치료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심지어 바로 투석에 들어가서 모두 배출되었을 것이다. 맘고생 했을거라고 하는 선생님도 있었고, 한번씩 이런 실수를 한다고 한 선생님도 있었다. 작은 실수에도 잡아먹을 것 같이 꾸짖는 선생님 조차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죄책감이 상상이상이다. 어떤 소리도 내 근처까지 오지 않았는데 내 행동 하나가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한다.

내 잘못으로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졌다면,
주변 선생님들의 싸늘한 태도가 계속 되었다면
그 선생님의 슬픈 선택이 충분히 가능했으리라

생명의 무게가 정말 무겁구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본 병원 속 모습은 나의 지식과 행동 보다는 환자의 치료에 대한 생각, 이행정도가 좌우했다. 지금에서야 내가 주는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

 


#18.07.09

마음이 복잡하고, 피로가 쌓어있는 그런 나날들이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는 나날들.

 

 

 


#18.07.12

오늘 퇴원을 하는 남자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았다.
병원을 나가는 사람의 웃음은 참 밝다.
그거 아니? 병원을 그만두는 간호사의 얼굴이 제일 밝더라.

 

#18.07.26

병원에 어느정도 적응했다고 생각하니까 블로그를 별로 안하게 되더라.

지금도 많은 실수를 하고

여전히 많이 혼나고

난 .... 신규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어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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