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건 다 주위상황, 사람, 환경 때문이라고 탓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여전히 힘든 일과 사람들 속에서
나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준 것은 거의 없었다. 학교를 다니는 4년, 임상생활을 하는 초반에도 계속해서 간호사로 힘들게 일하지 않는 방법들을 찾았었다. 결론은 어디에도 없었다. 모두 각자 힘든 점이 있었고, 각기 다른 조건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전공 자체를 잘못 선택했다는 말은 이제 너무 많이 해서 지겨웠다. 분명히 가치가 있는 일인데, 그 가치가 유독 희생이 강조되어서 불필요한 일까지 떠맡게 되는 모습들은 병원 뿐만이 아니었다.
2. 그래도 적응은 된다. 임상에서도 어느정도 적응은 되었다. 누가 1년만 하면 할만 하다고 했는가? 웃기는 소리 하지 말아라. 여전히 처음 그때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은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하며 쏘아붙이고, 그때 무서웠던 사람은 지금도 무섭게 굴며 나를 대한다.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힘들어하면서 그런 상황과 대우를 감당하고 적응했을 뿐이다. 슬펐지만 적응은 되었다. 그리고 무기력해졌다. 내가 받는 수많은 하찮은 대우들과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들, 전혀 컨트롤 할 수 없는 무능력한 내가 적응이 되었다. 가끔씩 느끼는 인류애와, 항상 느끼는 불쾌감, 매달 통장속으로 들어오는 월급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입으로만 이직을 말했지만 다른 조건들을 비교해보면서 낮은 월급이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3.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을 점점 더 꾸미지 않게 되었다. 갑자기 오프에서 불려나오는 일들이 미친듯이 스트레스 쌓였고, 높은 노동강도로 집에서는 쉬기 바빴다. 결국 계획쟁이가 계획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이것도 적응이 되었다. 나는 실천을 하지 않는 계획을 많이 세웠고, 실천력이 약했기 때문에 항상 늦게 되었다. 그래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끝에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내가 생각했던 날이 되었을 때, 내 모습은 생각했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계획은 사라졌고 하루하루 귀찮고 쉬고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 어떤 공부도 하지 않았고 수많은 해야하는 일들을 들으며 사람들에게 더욱 더 불친절하게 되었고 사람 자체가 싫어졌다. 계속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오히려 생명의 소중함이 사라진 것 같았다.
4. 문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조차도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파괴되니 옆에 있는 사람이 괜찮았을리가 없다. 그걸 믿고 참아준 사람이었지만 계속해서 문제가 생겼다. 모든게 다 사라졌을 쯤에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지 깨달은 것 같다.
그 어떤 내 의지도 없이 삶이 흘러가고 있었다. 근무표가 나오고 병원을 가고 오고 그저 그뿐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성취하고 있는 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항상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다. 힘들게 버는 돈이 다 쓰였다.
5. 해결책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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