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니면서 나도 물들어서일까.
나는 왜 병원에 계속 다니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뚜렷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남자친구와 싸우다가
도대체 좋아서 하는 일도 아니고, 일이 편한 것도 아니고, 근무표가 잘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신규인 동생보다 못받는데 왜 계속 다니냐고
거기서 그러고 있냐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도 자존심이 상했는데, 틀린소리가 아니라서 더 짜증이 났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병원 나와서 정 아니면 다시 병원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는 소리를 했다.
보편적으로 3년 경력이 있으면 이직을 해도 그 급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하지만 임상의 경우 경력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더러
들어가도 사실상 다시 신규로 시작한다. 경력직으로 가도 경력을 다 인정해주는 곳은ㅎㅎ 월급도 적은데 경력만큼 일을 잘하기를 바라지.
도대체 간호사라는 직업은 왜 이렇게 가혹하기만 한지 모르겠다.
나와서 하는 직업중 경력이라고 말한만한걸 쌓을 수 있는게 있기나 한건지.
간호사가 전문직이라고 했던 교수님들을 패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난다.
간호사는 전문직이 아니다. 내가 배운 지식이 가치가 있는게 정말 맞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보험심사 경력 3년, 월-금, 토요일 오전 근무하고 연봉 3000 부르는 병원보고 빡침)
방향성이 없다.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각종 공단 혹은 공무원은 정말 교대근무 빼고는 좋은 점이 없는 것 같은데
일을 그만두고 좀 쉬면 괜찮아질까.
제일 많이 일하고 벌어야할 나이에 번아웃, 쉴생각만 하다니
이직을 어디로 해도 연봉은 줄어들고 또 민원 업무일텐데 의욕이 생길리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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